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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 풍경52

미리 아파했으므로 - 이정하 - 미리 아파했으므로 정작 그 순간은 덜할 줄 알았습니다. 잊으라 하기에 허허 웃으며 돌아서려 했습니다. 그까짓 그리움이사 얼마든지 견뎌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미리 아파했으나 그 순간은 외려 더했고, 웃으며 돌아섰으나 내 가슴은 온통 눈물 밭이었습니다. 얼마든지 견디리라 했던 그리움도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없어집니다.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인지.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인지. 2012. 4. 21.
첫사랑 - 류시화 -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 놓은 걸까 그 지붕 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걸... 2012. 4. 21.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 - 문향란 -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는 없다. 더듬어보면 우리가 만난 짧은 시간 만큼 이별은 급속도로 다가올 지도 모른다. 사랑도 삶도 뒤지지 않고 욕심내어 소유하고 싶을 뿐이다. 서로에게 커져가는 사랑으로 흔들림 없고, 흐트러지지 않는 사랑으로 너를 사랑할 뿐이다. 외로움의 나날이 마음에서 짖궂게 떠나지 않는다 해도 내 너를 사랑함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도 이유를 묻는 다면 나는 말을 하지 않겠다. 말로써 다하는 사랑이라면 나는 너만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환한 마음으로 너에게 다가갈 뿐이다. 조금은 덜 웃더라도 훗날 슬퍼하지 않기 위해선 애써 이유를 말하지 않을 것이다. 2012. 4. 21.
조금만 아프게 해주세요/최석우 조금만 아프게 해주세요/최석우 조금만 아프게 해 주세요 사람들에게 상처 받을 때나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할 때나 나도 내 앞에 서 있는 사람들도 서로 조금만 아프게 해 주세요 만나야 할 이유가 있어 만나고 헤어져야 할 이유가 있어 헤어지며 서로 주고받아야 할 이유가 있기에 나누는 상처들이겠지만 이별이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아프게 해 주세요 다만 내가 더 많이 아파하는 것이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조금 덜 아프게 할 수 있다면 내 상처의 통증은 생각지 마시고 많이 아프게 해 주세요 많이 아파할수록 당신이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당신을 더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면 그렇게 해 주세요 2012. 4. 21.
사랑 - 김유미 사랑한다는 건 자유를 조금씩 잃어가는 거다 어느 순간 스스로가 스스로를 가누지 못하게 될 때 몸 속 깊숙히 꽃가루는 번져 아니야, 아니라고 몸부림쳐봐도 더이상 자신은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 사랑한다는 건 이 세상 단 한사람 그 앞에 항복하는 거다. 2012. 4. 21.
고독에 휩싸이는 날이면-용혜원 고독에 휩싸여 창문에 머리를 대고 거리를 바라보면 왠지 눈물이 난다. 내 마음엔 그리움이 너무 많아 이렇게 홀로 고독해지는 순간이면 언제부터 모아 두었던 눈물이 이토록 많은지 비가 내리듯 주룩 주룩 흘러내린다. 고독에 휩싸이는 날이면 심장 속으로까지 파고드는 고독이 너무 깊다. 아무리 눈물을 흘려도 내 가슴만 적시는 눈물이기에 안타깝다. 2012. 4. 21.
때로는 우리가... -원태연- 때로는 그대가 불행한 운명을 타고났으면 합니다 모자랄 것 없는 그대 곁에서 너무도 작아 보이는 나이기에 함부로 내 사람이 되길 원할 수 없었고 너무도 멀리 있는 느낌이 들었기에 한 걸음 다가가려 할 때 두 걸음 망설여야 했습니다 때로는 내가 그대와 동성이기를 바라곤 합니다 사랑의 시간이 지나간 후 친구도 어려운 이성보다는 가끔은 힘들겠지만 그대의 사랑얘기 들어가며 영원히 지켜봐 줄 수 있는 부담없는 동성이기를 바라곤 합니다. 때로는 우리가 원수진 인연이었으면 합니다 서로가 잘되는 꼴을 못보고 헐뜯고 싸워가며 재수없는 날이나 한번 마주치는 인연이었으면 생살 찢어지는 그리움보다는 차라리 나을 것 같습니다. 2012. 4. 21.
그대가 진정 사랑 한다면-용혜원 그대가 진정 사랑 한다면 사랑을 함부로 고백하지 말아요. 모든 열매들이 소리없이 꽃피고 소리없이 열매를 맺듯이 진실한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어요. 그대가 진정 사랑한다면 날 지켜봐 주어요. 한 순간으로 전부를 안다고 할 수는 없어요. 사랑은 기쁠 때보다도 아픔서 속에서 알 수 있어요. 그대가 진정 사랑한다면 사랑을 함부로 고백하지 말아요. 일 년 사계절을 살아가며 계절마다 부는 바람도 다르듯이 우리의 사랑은 살아가면서 더욱 깊어갈 거예요 2012. 4. 21.
너를 잊으려고-용혜원 너를 잊으려고 자꾸만 모든 것에서 떠나버리고 움츠러들고 싶지만 마음속에선 보고픔이 미친 듯 날뛰고 싶어한다. 너는 내 마음을 조각조각 내고 있지만 나는 다시 한 마음으로 만들어 너를 그리워한다. 즐거웠던 지난 세월을 다시 뒤져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아주 오래된 이야기 같이 잊혀져 있어 서먹서먹 할 것만 같은 우리 그래도 눈 감으면 빙긋이 웃고 다가오는 널 어찌하겠는가 내 목청껏 울고 울어 네가 다시 돌아온다면 나무의 새처럼 울겠다. 차라리 잊겠다 다짐을 했더니 이렇게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이면 네가 더 보고 싶다. 나에게 지금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대 사랑이다. 2012.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