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 |
감 독 : 장 자크 아노 |
주 연 : 브레드 피트 |
장 르 : 드라마 |
상영시간 : 139분 |
개봉일 : 1997-12-20 (토) |
평 점 : ★★★★★ 10.00 (1명 참여) |
시놉시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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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머리를 빗어 넘긴 하러는 임신한 몸으로 역까지 마중 나온 부인을 태연하게, 어쩌면 거만하게, 매정하게, 아무렇지 않게 역에 남겨둔 채 언제 돌아올지 모르면서 "오르기 위해 그곳에 있다는 산"을 향해 떠난다. 난 잠이 들었다. 곰이 짧은 다리를 경쾌하게 움직여 푸른 들판을 가로지르며 뛰고, 한쪽 편의 파라솔 아래에선 하늘거리는 흰 원피스를 입은 여자와 중국인, 동양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서로를 빨아 삼킬 것처럼 진한 키스를 하기 시작하더니 서로 껴안은 그대로 철퍼덕 잔디 위에 주저앉아 쉼 없이 넓은 잔디밭 위를 구르고 있다. 햇살이 밝게 빛나는 환한 오후의 한때인 것 같은데 들판 멀리 지평선쯤엔 검은 먹구름이 끼어있다. 그곳에 수도원으로 보이는 건축물이 곧 쓰러질 듯 위태롭게 서 있다. 달라이 라마, 쿤둔 일 것이 분명한 사람이 다른 편의 지평선 넘어에서부터 쉼 없이 한참을 한발, 한발 걸어오고 있다. 장 자크 아노 감독은 몸이 피로하고 마음이 괴로워 잠이든 저녁엔 아마 이런 꿈을 꿀꺼다. 그가 감독한 <베어>, <연인>, <장미의 이름>, <티벳에서의 7년> 등이 뒤섞인 그런 꿈을... 어릴 적에 난 몸살을 심하게 앓을 때면 늘 이런저런 사소한 일들의 과오들이 하나둘 떠올라 괴로워했다. 그래서인지 그렇게 아프고 나면 얼마간은 마음이 편했다. 마음에 때라도 벗겨진 것 마냥 짧은 고행의 더 짧은 잠시 동안의 평온이 있었다. 그런 편안함을 어떻게 표현 할 수 있을까. 그런 것이 종교에서의 평온함과 유사점이 많다면 그것은 매우 표현하기 힘든 것이 분명하다. 특히 불교세계의 정신 같은 것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영화의 흐름을 잘 알아 유연하고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잘 만들어 내는 장 자크 아노 감독도 말과 영상, 음악을 모두 동원한 영화로 불교의 정신세계(그런 것이 반드시 무엇으로 건 있어 누군가 느끼고 있다면)를 표현해 내기란 버거운 일이었지 싶다. 물론 <티벳에서의 7년>이 불교의 세계를 탐구해 내려는 영화가 아니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는 등반을 통해 느껴오는 우여곡절과 믿었던 사람이 등을 돌리므로 그의 등에 붙은 비밀도 아닌 문서를 보는 삶의 필연 같은 해프닝을 보는 그런 한 개인의 실제 있었던 일을 담아내는데 노력했다. 삶이 진행되고 있는 현실의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 하지만 있지 말았으면 하는 일을 보여주고 있다. 티벳이다. 난 잠들지 않았다. 영화의 이야기를 이루는 장면, 장면을 쭉 지켜보았고 흥행 영화와는 다르므로 중간중간 지루한 영화라는 생각을 하면서 흐뭇해했다. 시간을 충분히 늘려 놓았으므로 칠 년 아니 일곱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이런 저런 불필요하다고 할만한 사색 비슷한 잡념을 가질 수 있었다. 하러의 욕망, 고독, 만남, 헤어짐의 칠 년과 쿤둔의 티벳 독립을 위한 수십 년이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아무런 것도 주지 않았기 때문에 허송 세월을 보낸 것은 아니 듯 말이다. 영화가 끝나고 요즘 한국에서 일어나는 티벳에 대한 관심이 유행처럼 변하는 악세사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는데 그건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나온 티벳의 국기가 영화의 악세사리가 아니었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티벳에서의 7년>을 본 날 저녁도 그랬지만 가끔 몸살이라도 심하게 앓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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